올여름, 대전 현충원에 할머니 할아버지 보러 가면서 겸사겸사 유성온천에 위치한 스탕달호텔에서 하루 호캉스를 하고 왔었다. 지금 겨울에 뒤늦게 온천수 호캉스 했던 게 생각나서 적어보는 여름에 다녀온 후기! 몇 개월이 지난만큼 지금과 조금 다를 수 있다. 제목에도 적었지만 진짜 호캉스 실패한 후기다.
주차장은 따로 있어서 걱정 없었고, 한 일주일 전에 예약해서 방문하게 됐다. 요즘엔 어딜 놀러 가더라도 거의 임박하게 예약하고 가는 것 같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일단 내돈내산 따끈하게 16만원을 결제했다. 어디서 결제했나 했더니 지마켓에서 뭔 쿠폰을 받아서 결제했던 모양이다. 대전 유성온천 근처 호텔이면서 7월 주말 기준 가격이 10만 원대? 안마의자에 객실에서 온천까지 즐길 수 있는데...? 이정도 가격이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서 예약했다. 우리가 예약한 객실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디럭스 더블 객실인 것 같다. 예약 내역에 안나와... 이때 당시에는 이렇게 후기를 남길지 몰라서 딱히 찍은 사진이 없다. 억울해
정확히 이렇게 생긴 방에서 숙박을 했는데. 결론만 말하면 좋았지만 정말 최악의 숙소였다...
나는 이날 입실 후에 안마의자로 피로를 풀다가 친구를 만나러 잠깐 나갔다 오느라 저녁 먹고 들어와서 뒤늦게 확인했는데, 바로 위층이 스탕달호텔의 펜트하우스 객실이었나 보다... 나는 나갔다 오는 동안 남편은 진짜 호텔에서 입실 후부터 내내 호캉스를 즐기고 있기로 했는데 위층이 정말 시끄럽다는 거다. 근데 마침 내가 돌아왔을 때는 위층 사람들 식사하고 있었는지 조용해서 몰랐는데, 저녁 9시? 이쯤부터 진짜 미친듯한 소음이 들리는 거다. 쿵쿵쿵 철퍽철퍽 끼야야야아아악~~~~~~~ 진짜 와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소음이 엄청났다. 그래도 아직 자는 시간은 아니니까 나도 욕조에 온천물로 몸 좀 풀고, 안마의자 하고 가져온 태블릿으로 유튜브 보면서 나름의 호캉스를 즐기고 있었다.
대전 스탕달호텔은 나름 욕조도 큼직하고 1인이서도 여유롭게 쓸 수 있어서 좋았는데, 태블릿 같은 걸 올려둘 곳은 없어서 조금은 불편했다. 멀리 두고 봐야 하는... 어쨌든 유성온천의 온천수를 쓰는 호텔이다 보니 온천수가 좋구나~ 하면서 장시간 차를 탔던 피로감을 풀었다. 다음날 점심에 가족들과 만나기로 해서 12시쯤 자려고 누웠는데 조용해진 줄 알았던 위층이 다시 놀기 시작한 것이다....? (두둥)
펜트하우스 객실엔 큰 수영장이 별도로 있고 큰 객실이라 많은 인원이 와서 논다는 건 후기로 봐서 알았는데 그게 우리 위층이었다니... 근데 그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는 첨벙첨벙 물 움직이는 소리가 그 밑에 객실까지 고스란히 다 전달된다. 진짜 미친듯한 소음이 들린다. 단순 쿵쿵 소리 수준이 아니라 수영장에서 울리는 소리 자체가 그냥 다 들린다. 근데 그거를 입실 후부터 계속 들리다 안들리다를 반복하니까 이제 잘 시간쯤 돼서 미칠 노릇이다. 펜트하우스 객실은 비싸니까 그만큼 뽕뽑고 싶겠지.. 근데 적어도 매너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호텔엔 그런 게 없었나 보다. 방음을 좀 더 확실하게 해 주거나 매너시간을 만들어 확실히 제어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없어! 진짜 최악이다!!!!!!! 매너 없는 손님에 이런 제약 없는 호텔의 상황까지 겹치니 진짜 최악의 호캉스를 해야만 했다. 잠까지 푹 자야 완성인데...
그래도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아까 낮부터 그렇게 신나게 놀았으니 금방 자러 가지 않을까?라는 헛된 생각을 하고 최대한 잠들려 하는데... 이젠 소리까지 지르는 게 들린다. 어린아이들이라 지치지 않는 체력인가 보다.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고 30~40분간 잠 못 들고 참다가 결국 프론트에 전화를 했다. 죄송하다고 한다... 객실에 전화해서 자제해달라고 요청 드려보겠다.. 라고는 했는데, 진짜 잠깐만 조용해지고 다시 시끄러워진다. 이런 거에 말 들을 정도의 생각이 있다면 애초에 남들 잘 시간에 놀지도 않았겠지만..^^.. 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정리하러 들어가느라 시끄러운 거겠지... 또 그렇게 30분을 참았다... 새벽 1시가 넘어간 시간. 두 번째 전화를 걸었다. 뭐 방법이 없었다... 결국 나는 1시 40분 이후로는 시간을 더 이상 확인하지 않고 악.깡.버. 하며 잠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니 조식시간 끝나있었다.. 열받아...^^........
완벽하게 망한 호캉스였다. 자고 일어났는 데 진짜 온몸이 쑤시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몽롱하고 피로가 오히려 쌓인 기분이었다. 또 집으로 돌아갈 땐 장시간 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대전 스탕달호텔은 호캉스 하기 정말 최악이었다. 온천수 좋고, 안마의자 좋고, 엄청 큼직한 TV까지 진짜 호캉스하기 좋은 환경이라 생각하고, 좋았는데... 방음이 안 되는 건 진짜 최악이다. 그니까 좋은 시설을 누려도 내가 간 날에 어떤 투숙객이 묵을지 모르니까 복불복인 거다.
다음에 대전에 가더라도 절대 안 갈 호텔이다.